일리치의 학교 교육 비판과 신화

일리치는 라이머와 함께 푸에트토리코에 체류하는 동안 그와의 친교를 통하여 학교 제도의 문제점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일리치는 학교에 관한 그의 저술 곳곳에서 교회 내에 존재하는 문제로부터 출발하여 학교나 여타 제도에서도 발견되는 유사한 문제들을 유추해내고 있다. 그러므로 일리치가 주장하는 학교 교육에 대한 비판과 신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일리치의 학교 교육 비판

 

일리치는 로마 가톨릭교의 사제였다. 뉴욕시 교구에서 근무하던 일리치는 독선과 관료주의, 배타주의에 빠져있는 미국 교회를 비판하였다. 1960년대 후반기 이래 일리치는 교회로부터 다른 사회제도들에 대한 비판으로 주의를 돌렸다. 학교 제도는 그의 두 번째 관심사였다. 일리치는 학교와 교회 양제도가 동일한 역학에 의해 움직인다고 보았다.  학교는 교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생활에 대한 통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며 기초의 계급구조를 유지시키며 학교는 인간이 진실로 자유롭게 자신의 구원을 추구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주장한다.

 

일리치는 학교가 질적으로 평등하다고 해도 빈민 아동은 분명 부유층 아동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설령 그들이 같은 학교에서 같은 나이로 시작한다고 해도 중산층 아동이 자주 이용할 수 있는 교육적 기회 대부분은 빈민 아동은 가지지 못한다. 이러한 이익은 가정에서의 부모의 사회적, 문화적 자본 차이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아를 인식하는 방법의 차이에까지 확대되며, 이는 그런 것을 누리는 아동에게 학교 안팎에서 유리하게 적용된다.

 

특히 학교 교육을 통해 자기 존중을 가장 심하게 잃는 이들은 빈곤계층의 아이들이다. 학교는 부자에게는 우호적인 데 반해, 가난한 이들은 부적응자, 낙오자라고 낙인찍는다. 학교 제도는 감시인, 설교자, 치료자의 역할을 수행하므로 학교 내에서 진정한 박애는 존재할 수 없다. 학생들은 교사를 지나치게 맹신하고 교사는 학생들의 사생활까지 파고든다. 학교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진정한 박애와 존중을 저해하는 모든 형태의 사회 계층 구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렇듯 학교는 제도로부터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만 큰 가치를 인정하게끔 조건화함으로써, 학생들의 소외를 조장한다. 

 

일리치와 마찬가지로 엘리아스로 학교를 폐지할 것이 주장했다. 엘리아스는 교육이 학생들의 개인적, 사회적 삶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가 본질적으로 기존 사회 구조를 재생산하고, 사람들의 계급 짓고, 일부 사람들에게 대부분의 사회 권력을 집중시킨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학교라는 관습에 계속 얽매이면 학교에서의 학습에 더욱더 깊게 중독된다고 했다. 학습 그 자체보다 졸업장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더 중시하게 된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사회의 제도 내에서 개인의 현실적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게 된다. 즉 학교에 다니면 유리하다는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2. 신화

 

일리치는 학교는 네 가지의 신화를 창출한다고 본다. 첫째, 제도화된 가치라는 신화이다. 학교라는 제도화된 가치는 수업이 공부를 생산한다고 가르친다. 사람들은 학교에서 가치 있는 공부는 수업 참여의 결과이고, 공부의 가치는 투입량에 따라 증가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가치는 결론적으로 성적과 졸업장에 의해 측정되며 문서화된다고 배운다. 둘째, 가치의 측정이라는 신화이다. 학교가 주입한 제도화된 가치란 수량화된 가치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인간에 대한 모든 것이 측정될 수 있다고 믿도록 세뇌시킨다. 셋째, 가치의 묶음이라는 신화이다. 학교는 교육과정을 팔고 있다. 교육과정은 다른 상품과 같은 과정과 구조로 만들어진 한 묶음의 상품으로 비유될 수 있다. 구매욕을 부채질하는 학교의 교육과정은 생산비용을 되찾기에 충분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팔리고 있다. 넷째, 무한대로 진보한다는 신화이다. 사람들은 교육비가 증가하면 학생의 가치가 증가하게 된다고 믿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받지 못한 교육에 대한 후회를 느끼게 되고, 새로운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에 휩싸이게 된다. 이러한 신화들은 잠재적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