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있어서 서로 충돌하는 이념이 있다면 바로 자유와 평등일 것이다. 민주주의의 양대 기본 원리인 자유와 평등이 서로 충돌한다니 참으로 모순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모순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교육법에 관련된 조항도 의문을 자아낸다. 그렇다면 한국 교육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더불어 신자유주의로 인해 비롯되는 문제점도 알아보고자 한다.
1. 한국 교육의 문제점
헌법 제31조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교육 기본법 3조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는 가진다. 이 두 조항을 보면 교육의 자유, 즉 수월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반면 교육 기본법 제4조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받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교육의 기회균등, 즉 형평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과연 능력별로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가 균등한 기회가 주어짐으로써 실현될 수 있을까? 반대로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면 능력별로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가 충족되는가? 이런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름대로 교육 정책가들이 교육의 자유와 평등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는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다양한 학교의 형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반계 고등학교, 실업계 고등학교, 예술 고등학교, 과학 고등학교, 외국어 고등학교, 영재 고등학교 등은 능력별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학교의 형태도 학교 성적을 통해 소수의 학생들의 혜택 내지는 학교 성적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뿐 교육에 있어서의 자유가 보장되었다고 보기 힘들었다. 이런 교육적 이유와 더불어 세계화, 자본주의 하의 경제 성장의 국가적 목표의 달성을 기치로 한국 사회에 등장한 이데올로기가 바로 신자유주의이다.
2. 신자유주의의 특징
20세기 전반에 자유주의와 자유방임적 시장경제가 야기한 세계적인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체제에도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그러면서 나타난 것이 신자유주의이다. 신자유주의는 경제적 가치가 높은 지식의 생산이나 유능한 인력의 공급등과 같은 보다 실용적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을 변화시키자는 움직임이다. 경제 및 사회 모든 영역에서 시장의 원리가 철저히 도입되어 복지, 교육, 의료 등의 사회 공공 서비스 재정이 대대적으로 감축된다. 그러므로 교육개혁의 중심 정책으로는 공적 지원의 감축, 학습자 선택권의 강화, 교육평가 강화, 교육 관련 각정 규제 철폐, 공교육의 민영화, 학교의 재정 관리 이양, 교육 공급기관 간의 경쟁과 책무성 강조, 교육의 다양성 강조 등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신자유의 교육개혁은 교육적 자유를 지향하는 것으로 교육의 수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교육적 평등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신자유주의는 교육적 자유와 평등의 공존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 교육적 자유만을 추구하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즉, 손호철의 주장대로 민주주의와 함께 하는 자유주의로부터 다시 원래의 모습이었던 민주주의에 반하는 자유주의로의 복귀라고 할 수 있다.
교육적 평등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교육 재정 감축을 지적한다. 그 이유는 현재의 교육상황에서도 교육재정을 확충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교육 재정을 감축하게 되면 저소득층이나 사회적 소수자의 교육 기회를 제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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