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교육의 문제점

Tooley는 학교제도도 교육기회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서점과 컴퓨터 매장과 같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시장논리의 상품처럼 교육 또한 상품과 같다는 견해이다. 하지만 교육이 사람들의 기호에 따라 단순하게 소비하는 상품이랑 같게 취급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일까?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서의 신자유주의 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신자유주의 교육의 문제점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은 교육적 자유를 추구하므로, 교육 수요자의 학습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학교 운영 방식이나 교육과정 면에서 다양화를 초래한다. 하지만 학력주의가 강하게 작용하는 한국 사회에서 과연 학부모는 학생들의 선호에 의해 학교를 선택할 확률이 높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자명하다. 학부모들은 당연히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해 그에 합당한 최적의 명문학교를 보내려고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국가가 교육적 자유를 보장할 때의 교육 수요자들의 당연한 대응이고, 이는 사회 구조적으로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신자유주의는 교육체제의 획일성과 입시위주의 교육, 주입식 교육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이었다. 그 원리만으로 본다면 신자유주의는 교육의 다양성을 주장하고 교육을 받는 이들의 선택권 등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좋은 측면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은 오히려 그 단점으로 지적되는 시장경제의 원리에만 입각하게 되었다. 사실 경제논리로는 경쟁을 통해 질을 향상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교육에서는 문제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직업 세계와 학습자의 요구에 따른 교육제도의 분화가 더욱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분화는 위계적으로 서열화되어 있는 학교의 차별을 고착시키거나 사회적 교육적 불평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신자유주의는 교육 자체를 시장경제 영역으로 옮겨놓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교육을 상품의 논리에 따르도록 한다. 이는 교육이 국가의 영역을 벗어나 사적 영역에서 완전히 상품논리에 따라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재생산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교육은 상품 논리에 따라 자본주의 재생산 역할을 수행하게 되고, 교육의 공공성이 심각하게 위축당하게 된다.

 

신자유주의를 비판한 애플은 교육의 성패가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따라 결정되는 중립적 공간으로 교육을 바라보는 점을 비판한다.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은 교육과 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교육은 경제발전을 위한 도구적 가치에 더 많은 영향을 받도록 변질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공익보다는 사익을 중시하게 되고, 복지 평등 재분배를 중시하는 복지국가 대신에 경쟁 효율 성장을 중시하는 전쟁국가 만이 존재할 위험성이 신자유주의에 내포되어 있다고 본다.

 

또한 국가가 신자유주의를 도입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 이유는 국가는 질 높은 공교육을 제공해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는데,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처사이며 균등한 기회 제공과 같이 성공하기 어려운 영역으로부터 국가가 선별적으로 물러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그리하여 교육의 실패를 학교 ․ 학부모 ․ 교사의 책임으로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신자유주의 교육 개혁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은 정보 접근에 관련된 사항이다. 신자유주의하의 교육에서는 학부모가 소비자이므로 학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모와 학생은 다양한 학교의 교육의 질, 교육 프로그램, 통학 문제 등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여 학교를 결정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한 선택한 학교에 대한 입학의 전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부모의 능력과 사회경제적 배경이 강하게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이렇듯 현재의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은 교육의 공공성과는 상반된 교육 논리인 것이다. 이는 교육의 본질을 훼손함과 더불어 공평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내포하여 사회적 불평등을 강화시킬 위험이 크다.

 

이와 더불어 국가는 지금까지 획일적으로 교육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신자유주의의 도입은 사교육으로 열병을 앓고 있는 교육 현실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국가는 세계화 ․ 포스트모더니티 ․ 포스트 포디즘 등 세계적인 기류에 휩쓸려 다른 나라의 정책을 우리나라의 역사적 ․ 문화적 ․ 교육적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도입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그러므로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을 받아들이고 시행하기에 앞서 충분한 검토와 국민의 의견수렴이 필요하다.